고유가파도 LED로 넘는다

  • 입력 2008년 10월 6일 17시 14분


집어등장착.
집어등장착.
면세유 가격 인상으로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발광다이오드(LED)가 어선의 출항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조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란 일반 할로겐 등의 20% 수준 전력으로 같은 빛을 내는 조명기구다. 오징어, 갈치 잡이 등 집어등(集魚燈)을 사용하는 어선이 기존 조명기구를 LED 등으로 바꾸면 유류 소비량이 크게 줄어 고유가 파도를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집어등을 사용하는 국내 오징어 및 갈치 잡이 어선은 약 7000여 대. 이들 어선은 최근 고유가 여파로 인해 늘어난 유류비로 조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ED 개발업체 화우테크놀러지는 7월 28일부터 약 2달 간 포항 구룡포항과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LED 집어등을 이용해 시험 조업한 결과, 유류소비량이 66%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화우테크놀러지와 LED 등을 조업에 사용한 어민들에 따르면 어획량은 기존 메탈 할로이드 집어등을 사용할 때와 비슷하거나 더 늘어났다.

시험 조업에 참가한 어선들은 기존에 사용해온 소비전력 1500W짜리 메탈할로이등 54개를 72W짜리 청색 및 백색 LED 등 160개로 대체했다.

경북 울진 죽변항에서 시험 조업에 나선 20t급 오징어잡이 어선인 코리아호의 경우 일반 집어등을 사용했을 때에는 하루 480L 가량이던 연료 소모량이 LED 등으로 바꾼 뒤 160L로 약 66% 감소했다.

시험조업에 참여한 이두생 코리아호 선주는 "LED 등 사용으로 별도의 발전기를 가동할 필요가 없어졌고 낮은 전력 소모로 엔진의 부하도 줄어 선박의 수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도 LED 개발업체 싸이럭스와 9월 한 달간 동해와 제주에서 성능실험을 실시한 결과 유류비 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LED 등을 사용한 동해의 오징어잡이 어선(9.77t급)의 경우 어획량은 기존과 비슷했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30% 가량 줄었다. 제주 갈치 잡이 어선(9.77t급)도 기존 집어등을 이용하는 다른 선박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80% 감소했으며 어획량은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내년부터 LED 집어등을 설치하는 선주에게 설치비용의 60%를 국고와 지방비로 충당해 주기로 했다.

유영호 화우테크놀로지 사장은 "LED 등은 전력소모도 적지만 오징어 갈치 등이 좋아하는 빛의 색과 투과율, 각도 등을 구현할 수 있어 어획량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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