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조건 없는 김정일과 만남은 부담”

  • 입력 2008년 12월 18일 16시 58분


“언제든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고 싶다”는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미국 아메리칸대학 의회대통령연구센터 제임스 터버(James Thurber) 소장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외신센터(Foreign Press Center)에서 열린 강연에서 “오바마 당선인이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경우 미국 내 정치 쟁점이 되는 부담이 크다”며 “일정한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만남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그는 “두 사람이 만나려면 일정 수준의 사전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취임 뒤 다른 불량국가의 지도자들과도 조건 없이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터버 소장은 “만약 (두 사람의) 조건 없는 만남이 이뤄진다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고, 이는 오바마의 정치적 자산을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오바마 당선인은 계속해서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 주변 국가들과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터버 소장은 “내년에 개원하는 제111회 미 의회는 상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해 의회 지도부 상당수가 바뀔 전망이지만,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외교 현안에 대한 의정활동이 급격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버 소장은 또한 새롭게 선출된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오바마 당선인,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힐러리 국무장관 지명자의 의회에서 쌓은 개인적 친분이 행정부와 의회가 외교적 사안에 대해 서로 협력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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