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백악관에 입성한 지 두 달 된 대통령 부부를 시내 곳곳에서 봤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소통의 정치'가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전했다.
케네디 센터에 나타나더니 두 딸 멜리아와 샤샤와 함께 엘빈 에일리의 무용 공연을 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뮤지컬 공연을 보고 있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벤스 칠리 바울'와 '파이브 가이즈 버거스 앤드 프라이즈'처럼 평범한 골목가게에서 칠리와 버거를 사 들고 가는 오바마의 모습에 시민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통령 부부는 두 딸의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고, 차터스쿨에 예고 없이 방문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업무가 끝난 시간에 대통령은 친구들과 동네 농구장에서 농구를 즐기기까지 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런 오바마의 모습이 기존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역사학자 도리스 케언스 굿윈 씨는 "도시 곳곳에 이렇게 출몰하는 대통령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외국의 지도자들을 크로포드 목장에 초대해 친근함을 보였지만, 대중들에게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던 적은 드물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바마 부부가 시내 곳곳에서 목격되는 것에 대해 신문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일 수도 있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정치인도 한 인간'이라는 친밀감을 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의 '대중 속으로' 전략은 백악관 홈페이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듯이, 매주 목요일 오바마 대통령은 홈페이지에 일반 시민들이 올려놓은 국정 질문에 대해 직접 동영상 등을 통해 답변해 준다. AP통신에 따르면 26일 현재 질문 건수는 8만9000건.
접속한 사람들이 직접 투표하도록 유도해 추천받은 '좋은 질문' 을 우선적으로 뽑는다. 의료보험, 재정정책, 교육문제 등 시민들의 솔직한 의견과 비평을 동영상으로 올리도록 권장하고 있다.
통신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뽑히게 된 가장 근본적인 도움세력이었던 인터넷과 풀뿌리 민주주의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출 전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브래들리 블레이크맨 씨는 "이렇게 경제사정이 안 좋고, 국내사정이 급박한데 그렇게 할일이 없나보지?"라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