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엄마들 사이에 '큰 아이만 예뻐하는' 첫째 사랑 신드롬이 불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1일 보도했다.
큰 아이를 편애하는 엄마들은 첫째를 '소중한 첫째'라는 뜻에서 'PFBs(Precious First Borns)라고 부른다. 반면 둘째부터는 엄마의 사랑이 시들해지기 때문에 '방치된 동생들'이라는 의미로 'NSCs(Neglected Subsequent children)'이라 부른다는 것.
육아전문사이트 '맘스넷(Mumsnet)'에는 큰 아이 사랑을 보여주는 초보 엄마들의 사연이 가득하다. 아기용 샴푸가 얼마나 자극적인지 살펴보려고 눈에 직접 샴푸를 발라본 엄마도 있고 자외선에 아기 피부가 상할까봐 햇볕을 피하느라 가까운 길을 버리고 집까지 3km를 돌아온 엄마도 있다.
한 엄마는 "유모차를 끌고 가던 남편이 안전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려고 해 남편을 걷어찬 적이 있다"며 "깜짝 놀랐을 아기에게 미안해 밤새 울었다"고 고백했다.
아이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다. 한 엄마는 친구 아이의 세례식에 초대받았지만 "우리 큰애가 너무 완벽해서 친구 아기가 비교될까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초보 엄마의 '도를 넘은' 사랑은 첫째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첫째 아이의 물건이 바닥에 떨어졌을 땐 반드시 끓는 물에 소독했다. 둘째 아이 물건은 깨끗한 천으로 닦아줬다. 셋째의 물건은 애완견이 혀로 핥아주길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맘스넷'의 저스틴 로버츠는 "엄마들은 '소중한 첫째'가 잘 자고 있나 확인하러 밤에도 수차례 깨지만 '방치된 둘째'는 자다 울음을 터뜨려야 일어난다"며 대부분 엄마들은 첫째를 유독 예뻐한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치된 둘째, 셋째들이 소중한 첫째를 마냥 부러워하는 것만은 아니다.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부모는 첫째를 더욱 엄하게 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