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가 신종플루를 막아준다고?

  • 입력 2009년 8월 4일 14시 41분


"러시아 축구대표팀 응원단에게 위스키를 충분히 마실 것을 권한다. 위스키의 살균성분이 신종플루 감염을 막아줄 것이다"

다음달 9일 영국 남서부 카디프에서 열리는 러시아와 웨일스의 2010남아공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러시아축구대표팀 응원단장이 이색적인 신종플루 예방법을 내놨다.

영국은 지난주에만 새 환자가 11만 명이나 발생하는 등 신종플루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 4월 멕시코에서의 첫 발생 이후 겨우 55명만이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수백명의 러시아 팬들이 웨일스와의 예선전을 응원하기 위해 원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보건당국이 만류에 나선 것. "축구장에 모인 수많은 인파가 고함을 지를 때마다 공기 중에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러시아축구대표팀 응원단 알렉산드르 시프리긴 회장은 막무가내다. 그는 "신종플루는 물론,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막지 못한다"며 응원을 예정대로 진행할 의지를 보인다. 그의 처방은 "응원단들에게 살균성분이 있는 웨일스산 위스키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고 위스키는 모든 증상을 완화시켜 줄 것"이란 것.

시프리긴 회장의 자신감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위스키로 신종플루를 예방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국 왕립일반의대학의 스티브 필드 교수는 "신종플루의 유일한 예방책은 손을 자주 씻는 것뿐"이라고 강조하며 "술에 취하면 경기에서 졌을 때 우울해질 것이고, 이는 신종플루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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