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재범 한국 비하, 누리꾼 대립 격화

  • 입력 2009년 9월 7일 11시 13분


▲2PM의 박재범. 동아일보 자료사진  ☞ 사진 더 보기
▲2PM의 박재범. 동아일보 자료사진 ☞ 사진 더 보기
5일 동아닷컴이 처음 보도( ▶‘2PM’ 재범 “한국 역겨워…美 가고싶다”
▶“돈벌러 온 미국인, 당장 돌아가라” 일파만파)한 인기그룹 2PM 멤버 박재범의 한국 비하 글 논란이 본인과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5일 논란이 불거진 뒤 박재범을 포함한 2PM이 '2009 인천 한류콘서트'에 출연하고 일부 멤버가 미니 홈피에 박재범을 감싸는 듯한 글을 남기면서 '2PM 활동중지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JYP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7일 2PM의 예정된 외부 활동 일정을 취소하고 사실상 자숙기간을 갖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박재범은 미국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이 영어로 쓴 한국 비하 글과 관련, 5일 팬카페에 "철이 없고 어려 모든 잘못을 주위상황으로 돌리는 실수였다"고 인정하고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JYP도 이날 "자신의 상황, 주변 처지에 대한 원망을 치기 어린 방식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과문과 함께 박재범이 영어로 쓴 문제의 글을 자체적으로 해석해 첨부했다. JYP는 그러나 "재범 군 본인이 과거 어린 시절 표출한 잘못된 모습을 완전히 반성하고 향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박재범의 활동을 지속시킬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선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다음 아고라에는 '2PM 활동 중단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 게시판이 작성돼 7일 오전 현재 참가자가 5100명을 넘어섰다. 또 팬들을 중심으로 박재범을 지지한다는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박재범의 활동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JYP가 해석한 글이 "원문에 나온 노골적인 비하와 저속한 대목을 완곡한 표현으로 조작해 번역한 것"이라며 "사과가 아닌 변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재범과 2PM의 팬들은 "JYP 측의 해석이 정확하다"며 "과거 연습생 시절의 글을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파장이 커진 뒤에도 2PM의 다른 멤버 장우영과 황찬성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박재범을 감싸는 듯한 글을 올려 누리꾼들을 더욱 자극했다. 장우영은 "2PM 우리는 7명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다"라며 팬클럽을 향해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이 화면을 캡처한 것이 인터넷에 확산된 뒤 문제가 커지자 스스로 이를 삭제했다.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박재범의 글은 마이스페이스에 그가 직접 영어로 써서 올린 것이다.

박재범이 연습생 시절이던 2005~2007년 작성된 이 글에는 "한국은 역겹다(Korea is gay: 'gay'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속어로 원래 뜻인 동성애자가 아닌 비하적 표현으로도 쓰인다)" "나는 한국인이 싫다"(I hate Koreans)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등이 적혀 있었다.

또 "한국인은 정상이 아니다. 내가 하는 저질 랩을 잘한다고 칭찬한다. 정말 멍청하다"는 내용의 글도 있다. 비가 JYP와 계약을 종료하고 소속사를 이전한 것에 대해 자조 섞인 불만을 터뜨리며 성적인 표현이 들어간 욕설을 올린 것도 나와 있다.

5일 새벽 인터넷에 이 게시물이 확산되고 동아닷컴이 이를 처음 보도한 뒤 누리꾼들은 "돈 벌러 한국에 온 미국인" "당장 너의 나라(미국)로 돌아가라" 등 분노를 나타냈다. "제2의 스티브 유(유승준)"라며 한국에서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한국인로서의 기본적 의무를 기피하는 재미교포 출신 연예인들의 정체성을 비난하는 지적도 잇따랐다.

더구나 5일 오전 동아닷컴이 취재를 위해 박재범의 마이스페이스에 접속했을 당시 첫 화면에는 "비즈니스 때문에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일생의 행복을 위해 몇 년 정도는 희생을 감수하겠다" 등의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는 것이 확인됐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사과의 내용과 달리 "아직도 한국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동아닷컴의 보도가 나간 뒤 누리꾼들의 제보와 격려, 박재범 팬들의 항의 등이 기사 의견작성란과 기자의 e메일에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박재범의 절친한 친구가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그와 주고받은 메시지라며 한국 여성팬들을 성적 대상으로 표현하고 "우리가 평소 조롱하던 한국에 스타가 되기 위해 갔구나" 등의 내용이 담긴 화면 캡처를 보내왔다. 이 내용은 현재 인터넷에서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며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2PM과 박재범 팬들은 욕설이 담긴 협박 e메일 등을 끊임없이 전송하는 가운데 "해석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이 양측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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