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기능인 대우받는 ‘기능선진국’ 만들자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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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캘거리에서 1일부터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기능강국 코리아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45개 개최 직종 중 40개 분야에 참가하여 23개의 메달(금 13, 은 5, 동 5)을 획득해 기능올림픽 역사상 16번 종합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훈련 기간에 다짐했던 대로 세계 최고가 됐다.

이번 우승은 열악한 훈련환경과 역경 속에서,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비인기 분야의 설움을 딛고 달성한 결과라 더욱 자랑스럽고 값지다. 지난 산업화시대 기능올림픽 우승은 국가적 경사였다. 태극기와 오색종이가 휘날리는 가운데 손을 흔들며 도심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뿌듯하다.

한국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기능강국이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기능선진국은 결코 아니다. 기능강국의 역량을 경제발전의 성장동력으로 흡수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공식 후원한 삼성전자의 이재용 전무는 4일 경기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고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 인력에게서 나온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는 기능선진국의 시스템을 갖춰야 가능해진다. 우선 전문계고가 직업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이 대학으로 통하는 상황에서 직업교육에 충실하기보다는 임기응변적 교육에 치중하면 기능인을 양성할 수 없다. 또 능력 있는 기능인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나 우수한 기능인을 채용하여 전문가로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기능올림픽의 회원국 간 상호협력 프로그램의 하나로 베트남과 인도에 기능을 전수하고 있다. 세계의 넓은 무대로 진출하는 부가가치가 매우 큰 사업이므로 적극 지원하고 장려해야 한다. 기능올림픽 우승은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을 더 강화하려면 기능 인력을 경제발전의 성장동력으로 흡수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서승직 인하대 교수·국제기능올림픽 기술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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