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주에 사는 캐롤린 새비지(40)와 그의 남편 숀은 25일 밤(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아이의 진짜 부모인 폴과 섀넌 모렐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27일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기는 전날 세인트 톨레도에 있는 빈센트 머시 메디컬 센터에서 태어났다.
새비지 부부는 "우리는 폴과 섀넌 부부와 그들의 쌍둥이 딸과 새로 태어난 아기가 함께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 "우리 가족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며 사생활 침해 금지를 요청했다.
새비지 부부는 시술 열흘 만에 의료진의 실수를 전해 듣게 됐다. 병원 측에서 엉뚱하게도 모렐 부인의 수정란을 해동해 시술했다는 것.
캐롤린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없었다. 정말 악몽 같은 일이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부는 가톨릭 신자로서 신앙에 따라 아기를 지우지 않고 출산해 친부모에게 보내기로 했다. 당시로선 친부모가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에게 자녀가 없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새비지 부부는 이미 세 명의 자녀가 있었다. 부부는 한 명을 더 낳고자 했으나 몇 차례의 유산을 겪고 나서 체외 수정을 선택했다.
시술 과정의 실수로 수정란이 뒤바뀌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간혹 있더라도 낙태 시술을 하거나 낳은 아이를 입양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롤린은 임신 마지막 주에 가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남은 생애 동안 매일매일 아이가 잘 크는 지 궁금할 것"이라며 "제일 괴로운 순간은 아이를 보낼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아기 엄마에게 '아기에게 안녕,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고 했다.
남편 숀은 언론에 "우리는 의논할 필요도 없이 즉시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갔어야 할 길을 간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교외에 사는 모렐 부부도 26일 성명을 통해 새비지 부부를 '아이의 수호천사'라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새비지 부부와 모럴 부부는 처음에는 각자의 변호사를 통해 익명으로 접촉했다. 마침내 대면하게 되자 따뜻한 정을 나누게 됐다고 새비지 부부 측은 전했다.
새비지 부부의 변호사들은 현재 법적인 세부 절차에 착수했다. 변호인들은 시술한 병원이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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