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평소 "웃기는데 좌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해 왔지만 일반 대중에는 윤도현 신해철 등과 함께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방송인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씨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서울시청 앞 노제와 최근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 콘서트에서 사회를 봤고 이 때문에 야당도 이번 사건을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방송사는 "통상적인 가을 개편"이라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지만 누리꾼들은 김 씨가 보수적인 KBS 경영진에 미운털이 박혔다고 한다. 김 씨의 소속사 대표도 "굴뚝에 연기는 나지만 밥 짓는 사람은 없는 격"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아 외압설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하지만 그간 김 씨의 행보를 보면 정치적 외압설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씨는 보수계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
김 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동아광장' 필진으로 참여해 매달 1편의 글을 오피니언 면에 올렸다. '아빠들을 부탁합니다', '힘겨워하는 20대에게 보내는 편지', '한국인의 恨이란 무엇일까요' 등 이념적이기보다는 일상의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칼럼이었다.
지난해 2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식전행사 사회를 맡았고 2007년 4월에는 조선일보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한 교육 캠페인에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했다.
김 씨가 단지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은 방송인일 뿐인데 좌우 정치세력이 너무 과장하고 설레발을 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씨의 사례를 방송인 김구라 씨와 비교하기도 한다.
'독설가'로 유명한 김구라 씨는 2003년 인터넷방송에서 당시 서울시장인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노가다 십장(막노동판 반장) 출신" "멸치대가리"라고 욕했으나 여전히 방송가에서 잘 나가고 있다는 것.
김구라 씨는 공중파에 진출한 후부터는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있지만 2000년대 초 인터넷방송 진행자 시절만 해도 우파 정치인을 단골 욕설 소재로 삼았다. 심지어 동료 진행자들과 함께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등 과거 정치인과 여성 톱스타에 대한 성적 욕설을 담은 '한국을 망친 100명의 XXX들'이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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