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등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52세 남성이 19년 만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들로이 그란트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1990년부터 런던 남부에서 68~93세 노인을 대상으로 108차례에 걸쳐 강간, 성추행, 강도짓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용의자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유사 범죄를 포함, 그란트가 총 200여 건의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노인성애(gerontophile) 성향의 변태 성욕으로 인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그란트는 1990년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런던 남부 일대에서 혼자 사는 고령의 노인들을 물색한 뒤 심야에 집안으로 잠입해 성폭행하거나 금품을 뺏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발라클라바(얼굴을 가리는 방한모자)를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신출귀몰한 엽기 행각을 일삼아 '밤의 스토커'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는 주로 여성들이지만 할아버지 한 명이 성폭행을 당하는 등 남성도 일부 포함돼 있다. 피해자 중 한 노인은 4시간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으며 하룻밤 새 다섯 건의 범죄를 저지른 적도 있다고 영국 언론은 전했다.
그란트는 노인들의 집에 침입한 직후 전화선을 자르고 전기를 차단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고령의 피해자가 "너희 어머니가 이런 사실을 알면 매우 슬퍼할 것"이라며 엄하게 꾸중하면 그대로 줄행랑을 치는 등 '어린 아이' 같은 면모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그란트가 일곱 자녀를 둔 아버지이자 평소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모범 가장'이었던 사실이 드러나 영국 사회는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웃들은 "늘 아내를 챙기면서 행실도 괜찮은 남자였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그가 어린 시절 이웃이나 친척 노인으로부터 성폭력 등 성적인 학대를 당한 뒤 이에 대한 반발로 노인성애 성향을 가지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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