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어도 꿈쩍않는 남편들 이유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30일 11시 07분


아기가 태어난 후 엄마들의 불만 중 하나는 밤중에 아기가 울어도 남편이 들은 체도 않고 잠만 잔다는 것이다. 그러나 들은 체도 않는 것이 아니라 정말 들리지 않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30일 보도했다.

영국 서식스대학교 산하 마인드랩 연구소는 어떤 환경에서 실험자들이 숙면을 취하는가를 조사하기 위해 실험자들이 잠을 자고 있을 때 특정 소리를 들려주고 뇌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성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리가 달랐다.

우선 여성들이 잠을 깨는 첫째 이유는 아기 울음소리였다. 아기 울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미혼여성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여성의 모성애가 본능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 다음으로 여성을 깨우는 소리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 △집 밖에서 소란을 피우는 소리 △코고는 소리 △벌래가 날아다니는 소리 △드릴 소리 △구급차 사이렌 소리 △자동차 경적소리 △바람 소리 △배수관에서 물 빠지는 소리 순이었다.

반면 남성은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릴 때 잠에서 깨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아기 울음소리는 남성이 잠을 깨는 이유 톱10 안에도 들지 못했다. 오히려 △바람 소리 △벌래가 날아다니는 소리 △코고는 소리 △배수관에서 물 빠지는 소리 △귀뚜라미 우는 소리 △구급차 사이렌 소리 △시계 초침 소리 △드릴 소리 △수도꼭지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등이 남성의 숙면을 방해했다.

연구진은 이를 진화론적으로 해석했다. 여자는 아기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남자는 가족 전체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소리에 민감하도록 진화했다는 것. 또 여성은 한 번 잠에서 깨면 쉽게 다시 잠들지 못했지만 남성은 금세 다시 잠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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