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구겨진 3억대 람보르기니 경찰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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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두 대 밖에 없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경찰차 중 한 대가 이를 몰던 경찰관의 실수로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경찰관은 '명품 경찰차' 운전을 위해 특수 훈련을 거친 베테랑 운전자인데다 도로안전 교육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로 이탈리아 경찰의 자존심까지 구겨졌다. 이 차량의 국내 판매가는 3억5500만원(세금 제외)으로 웬만한 집 한 채 가격과 맞먹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30일 이탈리아 크레모나 주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발생했다. 경찰차가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들을 잇따라 들이받은 뒤 그 충격으로 자동차 한 대가 경찰차 지붕 위로 올라간 것이다.

이 사고로 경찰차 앞부분이 종잇장처럼 구겨졌지만 경찰관 2명은 가벼운 부상만 당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두 사람은 인근 지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로안전 교육을 마친 뒤 돌아가던 길이었다.

이들은 "주유소에서 갑자기 차량 한 대가 튀어나와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운전하던 경찰관이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경찰차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업체 람보르기니가 경찰에 기증한 가야르도 차량 두 대 중 하나다. 난폭운전으로 악명이 높은 이탈리아에서 과속 차량 단속에 애를 먹는 경찰들을 위해 특별히 제공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선 과속, 난폭운전으로 인한 부상자가 매년 100만 명가량에 이르며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4731명으로 나타났다. 람보르기니 경찰차는 560마력, 최대 시속 328km으로 웬만한 과속 차량도 충분히 쫓아갈 수 있어 경찰에서도 환영을 받고 있다.

이번에 사고를 낸 차량은 볼로냐 경찰에 배치된 것이며 나머지 한 대는 로마 경찰이 보유하고 있다. 경찰차를 기증한 람보르기니 측은 차량 수리 등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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