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명이상이 한집에서 살면 불법?

최근 헌법재판소는 "여성을 보호한다는 이름 아래 성적 자기 결정권을 부인하고 여성을 유아처럼 다뤄 오히려 여성의 존엄과 가치에 역행한다"며 1953년 도입된 혼인빙자간음죄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혼인빙자간음은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미국 일부 주(州)에서는 여전히 처벌 대상이다.

미국의 '황당 법률'을 모아둔 인터넷 사이트 '덤 로우(Dumb Laws)'에 따르면 미시시피와 남부 캐롤라이나 주는 혼인빙자간음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는 남성이 18세 이상 여성과 결혼을 약속하며 성관계를 맺는 것을 불법행위로 규정한다. 남부 캐롤라이나주에는 남성이 미혼여성에게 결혼을 약속했으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반면 북부 캘리포니아주에서 부부가 아닌 남녀가 호텔에서 투숙하며 숙박부에 부부로 기입하면 법적으로 부부의 효력이 생긴다.

이 외에도 미국 각 주에는 다양한 '황당 법률'들이 남아있다.

캘리포니아주는 1980년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사우나 스파 등 공중 목욕시설을 금지했다. 목욕시설은 아무도 모르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였다.

펜실베이니아와 테네시, 오하이오주는 매춘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각각 여성 16명, 8명, 5명 이상이 한 집에서 거주하는 것을 금지했다. 테네시주는 다른 인종간의 결혼도 금지했다.

또 △아칸소주는 한 달에 한번 남편의 부인폭행을 법으로 허용하고 △미시간주에서는 여성이 머리를 자르려면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아이다호주는 남성이 연인에게 50파운드(약 22.5kg) 이하의 사탕 상자를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메인주에서는 1월 14일까지 크리스마스 장식을 치워야하고 이후에도 장식이 남아있으면 벌금형을 물린다. 워싱턴주는 부모가 부자인 척 행세하는 것을 금지하고 메사추세츠주는 잠잘 때 코고는 사람은 자기 전 꼭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