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신창원? 인터넷에 “나 잡아 봐~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9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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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탈옥수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자신의 사진과 경찰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9일 보도했다.

강도 혐의로 7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크레이그 린치는 올해 9월 영국 서포크의 홀슬리 베이 교도소에서 경찰의 경비를 따돌리고 탈옥에 성공했다. 이후 3개월 동안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자신이 어떻게 지내는지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계속 게재해 왔다.

린치는 지난주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찰의 무능함을 비웃듯 칠면조 요리를 들고 파티를 즐기는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사진을 찍어 영국 경찰을 자극했다.

또 "내 자유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진이 바로 그 증거"라며 "대단한 크리스마스다. 하하. 믿을 수 없지만 난 경찰을 엿 먹였다"고 적었다. 가족과 친구, 자신의 팬들을 사랑한다며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까지 남기는 여유를 보였다.

린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켄트의 한 쇼핑센터를 방문하고 유유히 걸어 다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경찰은 린치의 페이스북을 분석해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 '지명수배: 린치 크레이그. 발견한 사람은 경찰에 신고 하세요'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엽기적인 탈옥 행각을 벌여 왔다.

그의 이 같은 행각에 영국 누리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린치의 페이스북에는 그의 팬 1247명이 가입해 '멋지다'며 응원하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자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사람들은 진정한 멍청이'라며 반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탈옥수가 3개월 동안 경찰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인터넷에 남기고 있는데도 아직 잡지 못한 경찰을 탓하며 분개하는 의견도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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