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막장생일빵’ 경찰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17시 53분


생일을 맞은 친구를 집단폭행하는 속칭 '생일빵' 사진들이 한 20대 초반 남성의 미니홈피에 실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쿠키뉴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한모(20) 씨의 미니홈피에는 5명의 남성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발길질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30여장이 올려졌다.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피해자 이모(20) 씨는 오랜 시간 얼굴을 심하게 맞은 듯 입술과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다른 사진에는 이 씨가 웃고 있는 가해 남성의 엉덩이와 신발에 입을 맞추고 있는 장면도 촬영됐다. 그는 옷이 더럽혀진 채 땅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성추행을 의심케 하는 사진도 있다. 이 씨는 가해 남성들의 강압에 못 이긴 듯 트레이닝복 바지와 속옷을 무릎까지 내린 채 성기를 내놓고 있다. 항문 부위에 날카로운 야광 낚시찌를 삽입한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한 씨와 친구들은 재미있다는 듯 사진 팀에 연이어 댓글을 달았다. 이 씨가 폭행을 당한 뒤 땅바닥에 고통스럽게 뒹굴고 있는 사진 아래에 허모(20) 씨는 "어제 더 괴롭힐 걸…아깝네"라고 글을 올렸다. 가해자의 엉덩이와 신발 바닥에 이 씨가 입을 맞추고 있는 사진에는 "바지와 속옷도 벗겼어야 하는데…"라고 했다.

경기도 수원 서부경찰서는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한 씨의 친구 허 씨와 윤모(20) 씨를 20일 소환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친구 사이로 생일을 맞은 이 씨에게 기억에 남는 생일 파티를 해주려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폭행 촬영은 지난해 12월 12일 이 씨의 생일에 수원 고등동의 한적한 길에서 이뤄졌다. 또한 집단폭행 며칠 후 충남의 한 낚시터 숙소에서도 쵤영이 이뤄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윤 씨는 "생일인데다 군 입대를 앞둔 이 씨를 축하하는 의미로 장난삼아 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는 제외한 나머지 4명은 현재 군 복무 중으로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헌병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공개된 사진으로 봤을 때 폭행 및 성추행 혐의를 적용해 형사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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