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관중동원 절반의 성공… 한국성적엔 실망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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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는 달리 만원 관중은 아니었지만 희망이 엿보였다.

대회조직위는 대구스타디움 정원이 6만6421명인데 약 2000장이 많은 6만8386장의 표가 팔렸다고 했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은 4만5000여 명(조직위 발표)이었다. 하지만 하늘색 단체복을 입은 대학생 홍보단 3000여 명을 빼면 대부분 가족 단위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트랙과 필드로 세분화한 장내 아나운서의 설명을 들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에서 내년 8월 24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리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흥행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 보였다.

응원 문화도 비교적 좋았다. 경기 시작 전 개그맨 김종석 씨가 트랙과 필드 경기를 어떻게 즐기는지 자세하게 설명했지만 관중석 구역별로 따로 논 측면이 없진 않았다. ‘경기 시작해요 쉿’이란 문구가 전광판에 나와도 여기저기서 말이 이어졌다. 하루에 끝내야 하는 경기 일정상 필드와 트랙 경기가 잇달아 시작돼 팬들을 혼란스럽게 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올 땐 어김없이 환호성이 터졌고 선전을 바라는 박수를 쏟아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팬들은 경기 자체를 즐겼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은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덕현(세단뛰기) 등이 은메달을 세 개 따냈지만 세계 수준과의 격차는 컸다. 또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기록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31년 묵은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은 이날도 깨지지 않았다. 10초47의 여호수아가 10초48로 7위를 한 게 한국 선수의 최고 성적이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한 임은지는 자신의 한국기록(4.35m)에 턱없이 모자란 4m를 넘는 데 그쳤다.

육상계의 한 관계자는 “오늘 관중으로 내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흥행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선수들 경기력은 더 끌어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고 말했다.

대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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