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남녀가 말하는 첫 만남 공감 대화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8일 13시 23분


'취미생활' 물으면 호감 쑥↑, '과거이성' 늘어놓으면 호감 뚝↓

미혼 남녀가 소개팅이나 맞선 등 첫 만남 시 가장 선호하는 대화 소재는 취미나 요즘 관심사 같은 생활방식에 대한 이야기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면 과거 이성과의 추억담은 첫 만남 시 반드시 피해야 대화거리로 꼽혔다.

소셜 미팅 사이트 '이츄'(www.echu.co.kr)가 최근 20세 이상 미혼남녀 303명(남성 157명, 여성 146명)을 대상으로 '이성과의 첫 만남 시 공감을 형성하는 대화 소재'에 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 51%, 여성의 43.2%가 '취미생활과 요즘 관심사'를 택했다고 28일 밝혔다.

미혼 남녀가 택한 그 다음 화제거리로는 '영화, 공연 등 문화 취향'(남성 16.6%, 여성 21.9%)과 '맛집, 여행지 등 기억 남는 장소'(남성 12.1%, 여성 18.5%)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뒤 이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남성 12.1%, 여성 6.8%), '마음에 드는 책 내용'(남성 6.4%, 여성 6.8%) 등의 순이었고 '학창시절 경험담'(남성 1.9%, 여성 2.7%)은 남녀 모두에게 가장 적게 선택했다.

취미생활이나 문화적 취향처럼 상대방의 참여를 유발할 수 있는 대화 소재는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학창시절 추억과 같이 개인적 경험은 상대가 공감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낮은 지지를 얻은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대화 소재'에 대해서는 남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보였다. 남성은 '과거 이성과의 추억담'을 43.3%로 1위에 올려놓았지만, 여성은 '자신만 아는 전문지식'을 51.4%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남성은 다른 이성과의 과거를 늘어놓는 것에 눈살을 찌푸리고, 여성은 자기과시와 잘난 척에 고개를 가로젓는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

그러나 여성 역시 '과거 이성과의 추억담'을 31.5%로 2위로 선택해, 어떠한 경우라도 과거 이성교제 경험을 늘어놓는 것은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대화라는 결과가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군대 가서 축구 한 이야기'에 오히려 여성들이 관대했다는 것. 여성들이 지루해할 것으로 미루어 남성(20.4%)들은 비교적 피해야 할 소재로 지적했지만, 여성(2.1%)들에게는 '자신만 아는 전문지식 자랑'이나 '과거 이성과의 추억담'에 비하면 그 비율이 매우 낮은 것.

'마음에 드는 이성의 대화 스타일'에 대해서도 미혼 남녀간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잘 웃어주는 스타일'을 49%로 1위에 올려놓은 데 반해, 여성은 '대화를 리드하는 스타일'을 46.6%로 1위에 꼽은 것.

이와 같은 결과는 남녀가 첫 만남 시 이성에게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남성은 첫만남에서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에 호응하며 긴장을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여성은 남성이 대화를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는 차이가 있었다. 이어 남성은 '대화를 리드하는 스타일'(40.8%)을 2위, '가만히 잘 들어주는 스타일'(6.4%)을 3위로 선택했다.

1위를 제외한다면 여성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잘 웃어주는 스타일'을 32.2%로 2위에, '가만히 잘 들어주는 스타일'을 17.8%로 3위에 꼽았다. 남녀가 공통적으로 '리액션이 큰 스타일'(남성 3.8%, 여성 3.4%)에 가장 낮은 지지를 보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너무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지루한 소개팅 대화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남성 47.1%는 '대충 들어주다가 화제를 돌리겠다'고 대답해 '어쨌든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를 46.6%로 1위에 올린 여성들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남성은 2위 답변으로 '어쨌든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34.4%)를, 여성은 '대충 듣다 화제를 전환한다'(39%)를 꼽았다. 뒤이어 남녀 모두 '듣는 척하며 딴 생각하기'(남성 5.7%, 여성 11%)와 '단칼에 말 자르기'(남성 12.7%, 여성 3.4%)를 3, 4위로 꼽았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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