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윗선’ 의혹 이영호 씨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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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남경필 의원 부인 탐문’ 관여 조사
참고인 신분 출두…“지시-보고 받은 적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오정돈 부장검사)은 6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보고받았다는 이른바 ‘윗선’ 의혹의 당사자인 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전 KB한마음 대표 김종익 씨를 불법 사찰하도록 지시하고 사찰 결과를 보고받았는지, 공직윤리지원관실 소속 김모 경위가 2008년 말 한나라당 남경필 국회의원 부인이 연루된 고소사건을 탐문한 것에도 관여했는지를 조사했다. 또 이 전 비서관이 2008년 9월 경기 양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열린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워크숍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고용노사비서관 업무와 무관한 이 행사에 참석한 경위를 물었다. 검찰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진모 씨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각종 정보를 취합하는 기획총괄과장으로 임명된 경위와 진 씨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내사 결과 등을 보고받았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진 씨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간 이 전 비서관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가지 의문사항을 충실하게 조사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불렀다”며 “원론적으로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그럴지는 조사를 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불법 사찰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이 ‘청와대 비선 보고’ 의혹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며 완강히 부인하는 등 ‘윗선’ 의혹에 대한 수사가 벽에 부닥친 상황에 비춰 볼 때 이 전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것은 11일로 예정된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앞둔 마무리 조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비서관은 8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1시 10분경 돌아갔다. 이 전 비서관은 귀가하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는 “김종익 씨 불법 사찰을 알지 못하고 김 씨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바도 없다”며 ‘윗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7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출범할 때 이 전 지원관을 발탁해 천거한 인물로 알려진 이 전 비서관은 불법 사찰의 ‘윗선’이란 논란이 일자 지난달 11일 사표를 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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