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7도의 겨울 산에 고립된 14세 소년이 한 TV프로그램을 즐겨 본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최근 가족과 함께 미 오리건주 마운틴 버처러에서 스키를 탄 제이크 덴햄(14)은 한쪽 스키가 벗겨지는 바람에 일행과 떨어지게 됐다. 나머지 한 쪽 스키마저 벗어 던지고 걸어서 산등성이를 따라 내려오던 그는 해가 저물고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하면서 걷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4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그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평소 TV 프로그램 '인간 대 자연(Man VS Wild)'을 즐겨 봤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덴햄은 "산을 타고 올라오는 눈발을 막기 위해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베어 그릴스가 시연한대로 눈 속에 작은 동굴을 팠다"며 "눈발이 잦아진 다음에는 역시 그가 TV에서 설명한대로 바닥에 난 스키 자국을 나침반 삼아 따라 내려오다 구조팀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그의 옷과 장갑은 완전히 얼어붙어 살갗에서 떼어내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약간의 저체온증만 겪었을 뿐, 건강한 상태여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덴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소 어드벤처 프로그램을 즐겨 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채널을 통해 전 세계 12억 명이 시청하는 '인간 대 자연'은 영국 명문 이튼스쿨과 런던대 석사 출신으로 영국의 특수부대 SAS에서 복무한 모험가 베어 그릴스의 '서바이벌 스킬'을 전한다.
그릴스는 곱상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이 프로그램에서 세계 오지 곳곳을 탐험하며 뱀과 사슴피로 배를 채우는 법, 오줌에 적신 T셔츠를 머리에 감아 올려 사막의 열기를 피하는 법 등 각종 원초적 생존 기술을 보여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