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걸렸던 사람에게서 모든 독감바이러스 변종에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특이항체가 발견됨으로써 단 한 번 접종으로 모든 종류의 독감예방이 가능한 백신 개발의 길이 열렸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패트릭 윌슨(Patrick Wilson) 박사는 2009년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유행 초기에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된 환자 9명(27-45세)에게서 발견된 항체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항체에서 특이하게도 지난 10년 간 나타난 모든 계절성 독감바이러스와 1918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 심지어는 조류인플루엔자(H5N1) 바이러스에까지 면역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윌슨 박사는 이들의 백혈구에서 분리한 유전자들을 분석한 결과 모두 86가지 항체가 발견되었으며 이 중 5가지가 이러한 교차방어적 면역성(cross-protective immunity)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이 중 3가지를 쥐에 주입한 결과 신종플루와 다른 두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에 면역반응이 나타났으며 2가지는 이 3가지 독감 바이러스의 치사량을 주입하고 60시간이 지난 뒤 투여했는데도 쥐들은 죽지 않았다.
이 특이항체의 발견은 모든 종류의 독감바이러스에 일률적으로 효과가 있는 만능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이항체 중 일부는 과학자들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만능 독감백신이 만들어 낼 항체와 그 구조가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감 백신은 독감바이러스의 두 가지 표면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다제(N)를 가지고 만든다. 그래서 모든 독감바이러스는 이 표면단백질의 차이에 따라 H와 N을 조합해서 이름을 붙인다.
두 표면단백질 중 헤마글루티닌은 막대사탕처럼 생긴 크고 둥근 머리를 가지고 있어 면역체계의 항체가 결합하기 쉽지만 돌연변이를 잘 일으킨다. 따라서 돌연변이를 일으킬 때마다 새 백신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2년 전 과학자들은 이 단백질의 머리 가운데 좀처럼 변이를 일으키지 않는 부위에 달라붙는 항체를 발견했다. 이런 부위가 바로 만능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
이 특이부위와 결합하는 항체는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연구대상이 된 환자들에게서는 놀라우리만큼 이러한 항체가 많았다고 윌슨 박사는 밝혔다. 윌슨 박사는 앞으로 2009년 신종플루 백신을 맞고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은 환자들의 면역반응을 살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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