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몸무게 양극화’ 현상이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3일 14시 00분


영양과다와 운동부족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비만 인구가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특이하게도 비만과 함께 저체중도 사회적 문제가 되는 '몸무게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15~16일 열린 일본 성인병학회에서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비만과 저체중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갈라지는 '몸무게 양극화'가 성인병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비만은 중년 남성에게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이상 중년 남성의 경우 BMI 25 이상에 해당하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음, 과식, 과로 등 현대인의 불균형한 생활습관이 야기한 부작용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18~29세 여성은 BMI 18.5 미만의 저체중 인구가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을 뜻하는 '메타보(メタボ: 메타볼릭 신드롬의 준말)'와 함께 젊은 여성의 '야세(やせ: 마르는)'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결과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츠쿠바대 연구진은 이 같은 경향이 197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세계적으로 봐도 특이한 일본만의 현상이고 생리학적으로 부자연스럽다"고 우려했다. 젊은 여성의 저체중은 향후 골다공증 등 각종 질병의 가능성을 높이고 이로 인해 사망할 위험도 커진다는 설명이다.

또 젊은 여성의 저체중 문제는 2.5kg 미만의 저체중아 출생을 증가시켜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다이어트에 대한 지나친 욕구가 자신의 모습에 대한 비하 심리로 발전하면서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며 과식 등 잘못된 식습관을 유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TV, 잡지 등 일본 미디어가 여성의 마른 몸매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어머니 세대가 자신들의 체형에 불만을 느껴 '마른 몸매'를 지향하는 태도가 딸 세대인 현재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 세대를 대상으로 몸무게와 체형에 대한 올바른 보건 지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일본의 '몸무게 양극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비만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젊은 여성들이 마른 몸매를 패션과 스타일이 아닌 의학적인 시각에서 보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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