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 “정승처럼 벌어서 개처럼 쓰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3일 12시 58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21). 그는 최근 영국 런던의 한 호텔에서 친구들을 불러들여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영국의 대중 일간지 더 선은 "2일 첼시와의 경기가 끝난 뒤 스몰링이 많은 친구들을 호텔로 불러들였고, 이 자리에는 여자들도 적지 않았다"며 "이들은 하루 밤에 2000파운드(약 364만원)짜리 방에 머물면서 룸서비스로만 2400파운드(약 440만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드카와 와인, 맥주 등 다량의 술을 먹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떠들어 다른 투숙객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직원들이 나섰지만 파티는 새벽까지 지속됐고 옷장을 부수는 등 시설물도 파손해 해당 호텔은 스몰링의 재 투숙을 앞으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맨체스터 소속 선수들이 이런 '사건'을 저지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7년에는 맨체스터 시내에서 7,8명의 선수들이 크리스마스 날 섹스 파티를 벌였고 이 와중에 한 여성이 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 다음해에는 몇몇 주전 선수가 감독 몰래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떠나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주전 골잡이인 웨인 루니가 아내 콜린이 임신 중에 매춘부와 외도한 사실이 발각돼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이런 스캔들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뭘까.

이들이 거액의 몸값을 받는 스타플레이어인 탓에 주위에서 유혹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수들의 연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지만 영국 언론들의 추정치를 기준으로 할 때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는 루니.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연봉을 주급으로 지불하는 데 루니는 매 주 18만 파운드(약 3억2800만 원)를 받는다.

맨체스터 시티의 야야 투레는 16만 파운드(약 2억9000만 원)를, 첼시의 존 테리는 15만1000파운드(약 2억7500만 원),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가 15만 파운드(약 2억7300만 원), 맨체스터 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스 14만 파운드(약 2억5500만 원)를 받는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약 146만 파운드(약 27억 원)로 알려져 있다. 주급으로 따지면 1주일에 약 56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각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로, 이 정도 대접을 받기 까지 천부적인 재능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매주 거액을 손에 쥔다고 해서 흥청망청 돈을 뿌려서야….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속담이 있다. 힘들여 벌어들인 돈을 값있고 빛나게 쓰라는 뜻이다.

이런 면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 7년 동안 뛰면서 단 한차례도 스캔들을 일으킨 적이 없는 맨체스터의 '산소탱크' 박지성. 그는 주급으로 7만 파운드(약 1억27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번 돈을 수원에 축구센터를 설립하고, 중, 고, 대학 축구부에 축구용품을 지원하는 등 값있게 쓰는 박지성이야말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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