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 칼튼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14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 했다.
안정환은 기자 회견에서 “오늘은 마지막으로 축구선수 안정환 이라고 불러보는 자리다. 14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길을 향해 떠나는 지리다”라고 밝혔다.
이어 “14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던 기간은 내게 있어선 너무 큰 행운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또한 월드컵 무대를 3번이나 밟을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영광 이었다”고 덧붙였다.
은퇴 이유로는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프로 축구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긴 하지만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정환은 기자회견 도중 프로 선수 은퇴를 못내 아쉬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K리그 복귀에 관해 언급하며 “나를 기다려 주셨던 신태용 감독님 포함 나를 지도해주셨던 감독님들에게 죄송하다. 특히 나의 복귀를 애타게 바래왔던 K리그 팬 여러분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은퇴 후 계획에 관해서는 “당분간은 쉬고 싶다. 아내가 희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내가 아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히기도.
안정환은 불우하기도 했던 어린 시절을 묻는 질문에 “그 당시 힘들었던 점이 내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어 “향후에는 유소년 축구를 위해 애쓰고 싶다.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8년 당시 K리그 트로이카를 이뤘던 안정환-이동국-고종수 중 유일하게 현역에 남게 된 이동국에게는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애써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지도자 욕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지도자를 할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자리가 쉬운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K리그 뿐 아니라 축구 홍보를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사업가 안정환’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 쉬운 것이 없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사업에 대해 배우고 싶은 점도 많고 열심히 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안정환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12분 천금과도 같은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끈 명 공격수.
골든골 이후 반지에 키스를 하는 세리머니로 ‘반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안정환은 프로 통산 333경기에 출전해 118골과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동영상=‘눈물의 은퇴’ 안정환 “마음은 2002년,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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