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최영준]韓美 달 탐사선 ‘루너 임팩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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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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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몇 년간 우주선진국의 달 탐사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일본의 가구야, 중국의 창어(嫦娥), 인도의 찬드라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그레일 등의 탐사선은 엄청난 양의 자료를 지구로 보내면서 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는 달을 정복했고, 달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인 달 탐사를 포함하는 우주탐사비전을 발표했을 때 다시 달에 가는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완전히 메마른 곳이라고 생각했던 달에서 수증기와 물을 찾아내고 달 토양 및 희귀원소 등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주탐사 전진기지로서의 달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미국으로부터 국제 공동 달탐사네트워크사업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아 참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많은 나라가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상황이니 달 탐사의 과학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달 착륙선의 착륙 장소와 측정장비 등에 대해 미리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국제공동사업이 대부분 그렇듯 다자간 협의인 만큼 구속력이 약한 데다 각국의 다양한 환경 및 경제상황의 변화로 논의가 유보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독자 달 탐사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2020년경 우리 발사체를 사용해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는 계획도 이때 초안이 완성됐다. 발사체 개발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우주개발계획은 5년 또는 10년 단위로 수립되기에 행성탐사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과학 연구를 이끌 중견 과학자를 양성하는 등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기간의 소규모 프로젝트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NASA가 한미 공동 달탐사 프로젝트인 ‘루너 임팩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형 인공위성에 2, 3개의 나노위성을 실어 상용발사체를 이용해 지구 정지궤도에 올리고, 위성의 추력으로 달에 접근해 나노위성을 떨어뜨린 뒤 소형위성이 달 궤도를 돌면서 지구로 자료를 전송하게 하는 계획이다. 이 임무를 통해 ‘루너 임팩터’는 자기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달에서 특이하게도 자기장을 띤 100km 크기의 밝은 지역을 탐사하면서 자기장의 생성 및 높은 표면반사도의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달의 자기장 연구는 미래의 전진기지 구축에 매우 중요한데, 태양과 우주에서 오는 강력한 방사선으로부터 부분적으로나마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달 표면의 먼지 움직임과 태양풍 및 미소유성체에 의한 달 표면 변화, 달에서 물이 없어지는 과정 등도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 탐사선을 NASA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협력하면서 기술이전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해 볼 수는 있지만 기술교환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분명하고 단호하다. 이런 이유로 각자의 역할을 나눠 개발하면 인터페이스 정보, 시스템 통합, 시험 및 운영 등과 같은 영역에서 정보 공유 및 간접경험 등 무형의 기술교환 이익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기술이전을 명시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기술은 우리만의 기술개발 전략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개발해야만 한다.

우주개발 선진국은 어쩌면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깊은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려고 하는 용기와 자유를 가진 나라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먼 옛날 한반도를 벗어나 만주를 호령하고 먼바다를 개척하던 우리 선조들처럼….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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