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한류’ 릴레이 인터뷰]<2>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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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빅2 비결? 직원이 즐거워야 기업이 성장”

스물다섯 살에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스물일곱 살에 직원 900명을 책임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테니스 대표선수에 뽑힐 정도로 날렵하던 몸도 스트레스 때문에 불어났다. 하지만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앞으로 훨씬 신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스물다섯 살에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스물일곱 살에 직원 900명을 책임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테니스 대표선수에 뽑힐 정도로 날렵하던 몸도 스트레스 때문에 불어났다. 하지만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앞으로 훨씬 신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웃음은 전염된다. ‘티몬 사람들’이 그랬다.

지난해 말 서울 송파구 신천동 루터회관 24층 티켓몬스터 사무실을 찾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벽부터 주황색이었다. 벽에 그려진 노란 괴물 모양의 ‘티몬’ 로고를 지나 구석의 신현성 대표 집무실까지 가는 동안 옆으로는 마치 파티장에라도 갈 듯 잔뜩 멋을 낸 20대들이 의자 대신 책상 위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티켓몬스터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고 했다. ‘친구가 되자’ ‘변화를 만들자’ ‘놀라움과 기쁨’ ‘함께 성장하자’.

마치 대학 동아리 슬로건 같지만 이게 이 회사의 비전이다. 직원 및 고객들과 친구처럼 친해지고, 좋은 변화를 만들면서 함께 성장하자는 것이다.

“창업 후 직원이 40명이 될 때까지 누구도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한 채 월급 80만 원으로 온종일 서울 시내를 헤매며 영업했죠. 직원들에게 안정감도, 돈도 줄 수 없어서 그냥 함께 즐기면서 일하자고 맘먹은 게 여기까지 온 거죠.”

이것이 신 대표가 설명한 티몬의 독특한 기업 문화다. 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잘 노는 것’이다. 영업을 잘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사내 파티를 잘 기획해야 더 인정받는다. 지난해 6월 열린 창업 1주년 기념 파티는 신 대표까지 모르게 지루한 기념행사인 것처럼 했다가 모든 사원을 속인 ‘서프라이즈 파티’를 연 직원이 스타가 됐다. 그날 대부분의 직원들은 새벽 5시까지 춤을 추고 놀았다.

이런 즐거움은 전염됐다. 지난해 소셜커머스를 둘러싼 허위 광고와 가짜 상품 같은 잡음 속에서도 티켓몬스터는 쿠팡과 함께 국내 ‘빅2’ 소셜커머스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달 거래액은 371억 원까지 늘었다. 처음 판매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10월만 해도 월간 거래액은 25억 원에 불과했다. 직원 수도 당시 60명에서 현재 900여 명이 됐다.

하지만 직원 수가 1000명에 이르는 기업이 즐겁게 일하자는 마음만으로 성장할 수는 없었다. 신 대표는 “올해 목표는 즐거운 기업문화는 최대한 지키되, 효율을 높이고 우리 스스로를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도 마련하기로 했다. 티켓몬스터의 고객은 최종 소비자와 물건을 싸게 내놓는 자영업자 두 축이다. 이 중 자영업자들에게 공동 배달 시스템이나 공동 예약 시스템 등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예를 들어 동네 식당이 티몬의 파트너가 되면 별도의 투자를 하지 않아도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자리 예약을 받는 시스템을 설치해줄 수 있다”며 “작은 자영업자가 이런 시스템을 스스로 마련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 서로 ‘윈윈’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티켓몬스터로서도 가맹점 확보 경쟁에서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와 달리 자영업자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어 유리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 출신인 신 대표는 미국 국적의 재미 교포다. 지난해 8월 티켓몬스터는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과 합병하기도 했다. 미국인이 운영하는 미국 회사 아니냐고 물었다. 신 대표는 “기업의 국적을 따진다면 그렇게 분류될지 모르지만 우리가 어느 나라에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생각해주면 좋겠다”며 “티켓몬스터가 한국 자영업자들의 사업 성공을 돕는 파트너가 된다면 국적은 의미 없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마침 자영업자들과 한국 대기업 사이의 갈등이 사회 문제가 되는 시기였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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