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 “외환銀 명성 회복 주력… 구조조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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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 겸 하나금융 부회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면 구조조정이 아니라 채용을 늘리겠습니다. 외환 분야의 독보적 1위 은행이라는 외환은행의 명성도 회복하겠습니다.”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은 외환은행 인수 성사 직후인 지난달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인수된) 외환은행 직원들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마음을 쓰다듬어줄 것”이라며 “현재 인력 수급이 빠듯해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외환은행장에 내정됐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늦어지면서 그동안 은행장이 아닌 하나금융 글로벌부문장으로 일해 왔다. 외환은행은 10일 이사회에서 윤 부회장을 차기 외환은행장으로 추대하고, 3월 중순 주주총회에서 정식 의결할 예정이다.

윤 부회장은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2007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기업은행장을 지냈다. 지난해 3월 외환은행 내정자로 영입할 때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그에게 “외환은행을 기업은행처럼 튼튼한 은행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고, 자신도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보다 제약이 덜한 곳에서 일하고 싶어 수락했다고 했다. 김 회장이 사퇴 의사를 굳히면서 하나금융에서 더 큰 역할을 맡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손을 저었다.

윤 부회장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투 뱅크(two bank) 체제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은행의 강점과 직원 연령대가 서로 다르고, 점포도 거의 중복되지 않아 이탈 고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과의 의견 충돌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김 행장은 남자 중의 남자”라고 일축했다.

그는 하나금융이 약 4조 원을 들여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인수가격이 비싸다는 말도 나오는데 외환은행 인수는 하나금융에 튼튼한 심장을 이식하는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국민 우리 신한 등 3대 금융지주사보다 자산이 100조 원 이상 적은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없이 경쟁할 수 없으며, 자산이 100조 원에 불과한 외환은행도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부회장은 “환자가 아파 튼튼한 심장이 필요한데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싸구려 심장을 이식해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1989년 재무부에 근무할 때 당시 국책은행이던 외환은행의 민영화 작업을 맡아 남다른 애착이 있다”며 “외환은행 직원 수가 7600명으로 서울, 충청, 보람 등 하나금융이 이전에 합병한 은행의 직원 수보다 훨씬 많아 하나금융 내 최대 인원이 되는 만큼 당당하게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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