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2년 카드대란이 일어난 지 10년 만에 ‘제2의 카드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카드사들의 총 자산은 79조3000억 원으로 집계돼 카드대란 직후인 2003년의 78조9000억 원을 넘어섰다. 카드사들의 자산은 2008년 65조 원, 2009년 65조9000억 원, 2010년 75조6000억 원으로 계속 증가해 왔다.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를 줄이던 카드사들이 최근 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몸집을 다시 불리고 있는 것.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558조1000억 원으로 2010년보다 40조7000억 원 늘어났다.
카드대출 잔액은 28조2000억 원으로 2010년보다 3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잔액은 15조8000억 원으로 2010년보다 3000억 원 늘어났다. 12조4000억 원에 이르는 현금서비스의 대출 연체율 역시 1.8%까지 올라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7%)의 두 배를 넘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카드사들이 ‘가계대출 폭탄’을 계속 키우고 있다”며 ‘제2의 카드대란’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2002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선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대란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충분히 자본을 확보해왔기 때문에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