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5구…SK, 불펜피칭 시간제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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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일 07시 00분


실전서 여유·창의력 향상 기대

SK와이번스 투수코치진, 왼쪽부터 김원형-성준-조웅천 코치. 사진제공=SK와이번스
SK와이번스 투수코치진, 왼쪽부터 김원형-성준-조웅천 코치. 사진제공=SK와이번스
SK 전지훈련의 불펜피칭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보통 스프링캠프의 불펜피칭은 실전보다 다소 여유가 있다. 자신의 공을 점검하며 호흡을 고르기도 하고, 투수코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물론 12초룰에 구애받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SK는 다르다.

○분당 5개의 공식

SK 성준(50) 투수코치는 시간제한을 두고, 불펜피칭을 하게 한다. 기준은 분당 5구. 정확히 12초당 1개의 공을 던지는 ‘실전 모드’인 셈이다. 현재 SK에서 페이스가 좋은 투수들은 최대 60∼70개의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이 때 12∼14분의 엄격한 시간 규정이 적용된다. SK 코칭스태프는 ‘최소투구 최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역설의 효과 ‘쫓겨봐야 여유 갖는다’

성 코치는 “이만수(54) 감독님께서 ‘집중력’을 강조하신다. 시간제한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실전에서는 공 하나가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비록 훈련 중이라도 마운드 위에서의 느슨함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외국인투수 2명을 제외하면, 남는 선발 자리는 3개 뿐. 치열한 경쟁을 펼칠 투수들은 대부분 영건들이다. 성 코치는 “이렇게 주어진 시간 내에 던져보는 과정이 쌓여야, 역설적으로 실전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 주도 ‘스스로’ 학습

성 코치가 의도하는 또 한 가지 효과가 있다. 바로 창의력 향상이다. SK 투수들은 불펜피칭을 하는 동안, 여간해서 코치의 조언을 들을 수 없다.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원포인트 레슨이 들어갈 뿐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에 투구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며 함께 얘기한다. 성 코치는 “남의 도움을 받아 이식된 교훈은 견고하지 못하다. 자신의 투구를 완수하고, 자기 스스로 평가해야 내공이 쌓인다”고 했다. ‘자기 주도 학습’ 속에서 페이스를 올리고 있는 SK 투수진은 2일(한국시간)부터 라이브 피칭에 돌입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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