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첫 남북한 스포츠 교류행사로 추진된 유소년 축구대회가 행사 직전 북한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인천시는 “중국 윈난 성 쿤밍 시에서 열린 ‘2012 인천평화컵 국제유소년(U-14) 축구대회’에서 북한 4·25축구단 유소년팀이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인천 구단의 유소년팀 광성중학교와의 경기를 돌연 거부했다”고 1일 밝혔다. 북한 4·25축구단 유소년팀은 당초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으며 당일 경기장에서 몸을 풀다가 점심시간에 갑자기 감독의 철수 지시에 따라 경기를 포기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4·25축구단은 북한군 창건일인 4월 25일에서 이름을 따 만든 팀. 한국의 상무축구단과 같은 북한군 소속으로 북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으며 별도의 유소년팀도 운영하고 있다.
4·25축구단 강경수 단장은 우리 측에 “이명박 정권하고는 앞으로 끝까지 계산할 것은 계산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현 정권에서는 그 어떤 기대도 우리에게 갖지 말고, 어떤 양보도 기대하지 말라.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4·25축구단은 광성중 선수들과 기념사진만 찍고 숙소로 돌아갔다.
올해 2회째 대회를 주관한 인천유나이티드는 중국 쿤밍축구협회와 협의 끝에 북측의 의견을 수용하고 인천평화컵을 광성중, 중국 윈난 성 선발팀,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유소년팀 등 3팀이 3일까지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대회 참관차 방중했던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과 북한 4·25축구단은 수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축구를 통해 동포애를 나눠왔다는데 북한이 불참을 선언해 아쉽게 됐다”며 “4월 인천에서 경기를 하는 방안을 북한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날 북한 체육계 관계자들과 만나 4월에 인천 숭의축구전용구장 개장 기념으로 북한 4·25축구단 성인팀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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