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vs 경제검찰’ 공천칼날 누가 더 매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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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여야 공천심사 수장 서로 다른 이력 눈길

‘검찰 대(對) 경제검찰.’

여야의 4·11총선 공천 사령탑이 정해지면서 본격적인 공천 경쟁의 막이 올랐다. 한나라당이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민주통합당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을 지낸 강철규 우석대 총장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의 대비되는 이력처럼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 위원장은 경남 하동, 강 위원장은 충남 공주 출신이다.

정 위원장은 정통 특별수사통으로, 검찰 내에서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시절에는 매니페스토(공약선거) 도입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돈봉투 파문,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각종 대통령 측근 비리로 땅에 떨어진 도덕성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위원장은 경제학 교수 출신이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재벌 개혁, 부패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온 인물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창립멤버로 집행위원장까지 지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의 최적임자란 평가가 많다.

양당에선 두 사람의 이력을 살펴보고는 “저승사자들이 왔다”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대표적 정책통인 이한구 의원은 강 위원장에 대해 “좌파 성향이 확실해 우파 학자들과 트러블을 일으킨 적이 종종 있지만 논리적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할 줄 아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한나라당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강 위원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일 때 야당 정책위의장이었다.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정 위원장에 대해 “원리원칙적인 훌륭한 법조인이다.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공천을 단행할 수 있는 결기를 보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서울지검 검사 시절 신 대변인은 출입기자였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직접 고른 인물이란 점에서 “소신 공천과 공천혁명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당 내부 사정에 어두운 비정치인에게 공천을 맡기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이냐는 수군거림도 있다.

18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은 안강민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민주당은 판사 출신인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각각 공심위원장으로 내세워 ‘검사 대 판사’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대대적 물갈이를 단행했지만 “정치 현실과 거리가 먼 인위적 물갈이”란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18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란 평가까지 받는 지경이 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4·11총선#여야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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