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총선-대선은 ‘빅 데이터’ 선거]안철수, SNS 무대에선 ‘아날로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안철수의 트위터 주소 좀 알려주세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이나 카페 등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며 정치권에 등장한 뒤 순식간에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많은 시민이 그에게 열광한 것은 기존 정당정치에 물들지 않은 참신함 덕택이기도 하지만 그가 성공한 정보기술(IT) 기업인이란 것 때문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가장 잘 이해할 것 같은 안 원장은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에선 ‘Charles Ahn’이라는 영문명으로 계정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인 지인 408명과만 친구를 맺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한글 ‘안철수’나 영문 ‘Ahn Cheol-soo’ 등으로 검색하면 그의 팬 페이지나 동명이인의 계정이 뜬다.

SNS가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안 원장은 SNS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패러독스’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양대 선거에서 SNS의 위력을 무시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최근 대권 후보로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SNS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문 이사장은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25.3%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35.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안 원장(22.7%)은 3위에 그쳤다. 야권 후보군 중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안 원장을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이 배경에는 문 이사장의 SNS 등을 통한 적극적 소통 노력이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이사장은 최근 본인의 트위터(@moonriver365)에 “‘딸이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되었는데 노무현, 문재인 변호사님이 변론을 해주셔서 빨리 석방되었습니다’라며 만나자마자 끌어안고 우시는 어머니. 사상 학장동에서…”라는 트윗과 함께 사진을 올리는 등 선거운동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페이스북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문 이사장과 친구를 맺고 있는 4000명 이상의 지지자도 다양한 글을 올리며 그를 응원하고 있다.

반면 안 원장은 소극적 정치 행보로 반짝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SNS에서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누리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선거#안철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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