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자동차는 주유 경고등이 항상 켜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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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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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뛰자 보험사 비상주유서비스 급증… 상습 이용 ‘얌체’ 운전자도

직장인 김모 씨(28)는 지난해 초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국산 준중형 승용차를 구입했다. 김 씨는 차를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치솟는 기름값 탓에 점점 이용 횟수는 줄어들었다. 한 번에 2만∼3만 원어치만 주유하는 김 씨의 차에는 걸핏하면 ‘주유경고등’이 들어왔다. 그러다 올해 2월에는 경기 파주 근교를 다녀오는 길에 기름이 바닥나 차가 멈춰서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자동차보험 계약 중 ‘비상급유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즉시 보험사에 전화해 기름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손해보험사의 ‘비상주유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 ‘비상주유서비스’를 가장 많이 실시한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5∼7월 3개월간 2만9858건이었지만 지난해 11월∼올해 1월에는 3만9521건으로 32%나 늘었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부화재 등 다른 세 곳의 보험사도 같은 기간 24∼37%의 증가율을 보였다. 주유소 보통휘발유 판매가는 지난해 6월 L당 1915.35원에서 2012년 2월 1986.54원으로 71.19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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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운전자들이 한 번에 많이 넣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조금씩 주유하다 기름이 바닥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비상주유 서비스는 1만 원 정도면 특약조건에 넣을 수 있어 이를 악용하는 얌체 운전자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손보사는 이런 얌체족들 때문에 비상주유 1회당 3L, 1년에 5회 정도로 서비스 제공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름을 가득 채워 다니는 것은 차에 짐을 싣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료소비효율에 도움이 안 되지만, 아슬아슬하게 탱크 수위를 유지하고 다니는 것도 자칫 고속도로나 한적한 국도에서 사고를 당할 우려가 있어 교통안전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절반 정도를 채워서 다니는 것이 절약은 물론 안전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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