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사별의 아픔, 합창의 하모니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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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6일 03시 00분


18일 개봉 ‘송 포 유’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관계를 둘러보게 만드는 음악 힐링 무비 ‘송 포 유’. 뉴 제공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관계를 둘러보게 만드는 음악 힐링 무비 ‘송 포 유’. 뉴 제공
음악은 치유의 힘이 크다. 베네수엘라에서 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빈민층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엘시테마가 그렇다. 아기는 엄마 배 속에서 가장 먼저 소리에 반응한다. 좋은 음악은 인간의 영혼을 움직인다.

‘송 포 유’(18일 개봉)는 죽음이 빚어낸 이별의 슬픔을 합창의 하모니로 어루만지는 작품이다. 영국 시골에 사는 아서(테런스 스탬프)와 메리언(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은 티격태격 쉼 없이 싸우지만 서로 끔찍이 아끼는 노부부다. 메리언은 병에 걸려 더는 가망이 없다는 선고를 받고 합창단 활동에 열정을 쏟는다. 합창단 이름은 연금으로 술술 사는 노인들이 모인 ‘연금술사 합창단’. 모든 걸 삐딱하게 보는 ‘까칠남’ 아서는 그런 아내가 못마땅하다. 그녀의 톡톡 튀는 합창단 친구들도 꼴 보기 싫다. 메리언은 남편과 친구들에게 본인의 꿈인 합창대회 출전을 미션으로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다.

아내가 세상을 뜨자 아서는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다. 평소 소원하게 지내던 아들과의 관계는 더 멀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영혼에 구세주가 나타난다. 지휘자이자 교사인 엘리자베스(제마 아터턴)는 아서에게 합창단 합류를 권한다. 엘리자베스는 젊은 시절 출중한 노래 실력을 자랑했던 아서의 진면목을 알아본다. 아서는 아내에게 끝내 불러주지 못한 노래를 연습하며 용기를 내 아들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아내 말고는 평생 남과 담 쌓고 지낸 ‘꼰대’ 아서의 영혼은 음악으로 녹기 시작한다. 염세주의로 물든 아서의 머릿속은 어느새 긍정과 낙관으로 채워진다. 물과 기름 같던 아들과 아서의 화해는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많은 남성 관객에게 꽤나 깊은 울림을 준다. 몸은 비록 뻣뻣하고 호흡은 가쁘지만 음악의 열정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모습에서는 큰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영화 내내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아쉽다.

‘체리 트리 레인’(2010년) ‘칠드런’(2008년) 등을 연출했던 영국 출신 폴 앤드루 윌리엄스 감독의 작품. 12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송 포 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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