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엔 영화적 감성이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4일 03시 00분


[민병선 기자의 영화와 영원히]

디즈니랜드 설립자 월트 디즈니와 그가 만든 캐릭터 미키 마우스의 동상. 애너하임=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디즈니랜드 설립자 월트 디즈니와 그가 만든 캐릭터 미키 마우스의 동상. 애너하임=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11일(현지 시간) 월트 디즈니 본사의 초청으로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 이곳에서 여자 어린이들의 발길이 분주한 시설은 ‘메리다의 성’이다. 메리다는 지난해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주인공.

1955년 문을 연 디즈니랜드에서 메리다는 올해 4월 역사상 11번째로 대관식을 연 공주님이 됐다. 성대한 퍼레이드와 함께 선배 공주들의 환영식이 열렸다. 백설공주, 포카혼타스, 뮬란, 라푼젤 공주가 후배를 맞이했다. 모두 디즈니 영화의 주인공이다. 내년 1월 개봉하는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는 12, 13번째 공주가 된다.

남자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콘텐츠는 최근 문을 연 ‘제다이 학교’.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전사 캐릭터를 활용한 시설이다. 제다이 복장을 한 직원이 광선검 쓰는 법을 가르쳐 준다. 아이들은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디즈니랜드 일일 자유이용권은 한 장에 137달러(약 15만5000원). 4인 가족이 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날 디즈니랜드는 평일임에도 각국에서 몰려든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11년 기준으로 한 해 1614만 명, 개장 이래 6억5000만 명이 다녀갔다. 영화의 익숙한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테마파크에 아이는 열광하고 부모는 지갑을 연다. 디즈니랜드는 영화 콘텐츠 원소스 멀티유스의 모범이다.

인근 로스앤젤레스의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어른이 더 열광하는 곳. ‘킹콩’ ‘쥐라기 공원’ ‘조스’ 등의 영화 속 설정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시설이다.

시설이나 롤러코스터의 재미라면 한국의 에버랜드나 서울랜드도 디즈니랜드 못지않다. 하지만 디즈니랜드가 전 세계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이유는 캐릭터 때문이다. 이제는 고전이 된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부터 ‘캐리비안의 해적’ ‘토이스토리’의 주인공들까지 디즈니는 캐릭터를 판다. 국내 놀이동산에는 ‘놀이’만 있지만, 디즈니랜드에는 ‘감성’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6년까지 부산 기장군 달음산 일원에 33만580m² 규모로 ‘아시아종합촬영소’(가칭 기장촬영소)를 짓는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영화 테마파크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곳에 한국영화 ‘해운대’의 쓰나미, ‘괴물’의 한강 테마 공원을 만들면 어떨까? 해운대를 덮친 쓰나미를 재현한 놀이시설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상, 기자만의 잡념일까? -애너하임에서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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