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연애는 야동男을 구원할 것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돈 존’

영화 ‘돈 존’의 주인공 조지프 고든레빗(왼쪽)과 스칼릿 조핸슨. 누리픽쳐스 제공
영화 ‘돈 존’의 주인공 조지프 고든레빗(왼쪽)과 스칼릿 조핸슨. 누리픽쳐스 제공
조지프 고든레빗(32)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다. 열한 살 때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1992년)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 젊은 관객들에겐 ‘인셉션’, ‘500일의 썸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친숙하다. 연기에 물이 오른 그가 이번에는 메가폰을 잡았고 각본까지 썼다.

내년 1월 9일 개봉하는 ‘돈 존’은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클럽에 가면 ‘섹시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돈 존(조지프 고든레빗). 주말에는 교회도 꼬박꼬박 나가고 학교에서도 문제가 없는 모범생이다. 존은 매력적인 여자 친구 바바라(스칼릿 조핸슨)와 사귄다. 둘 사이가 뜨거워져 함께 침대로 갈 무렵, 바바라는 남친의 이상한 행동에 경악한다. 그가 침대에 있으면서도 몰래 야동을 즐기는 것. 알고 보니 존은 포르노 중독자였다. 하지만 그가 섹스에 관한 수많은 동영상을 봐도, 그게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양질전화의 법칙’은 일어나지 않는다.

절세미인이 곁에 있어도 존은 환상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컴퓨터가 더 좋다. 바바라와 헤어진 존은 슬프지만 그래도 컴퓨터에 손이 간다. 어느 날 존은 학교에서 나이 들고 외모도 별로인 한 여인을 만난다. 그런데 왠지 그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고든레빗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미디어가 어떻게 우리에게 섹스, 사랑 같은 것들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심어주는지 다뤘다”고 했다.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더라도 영화는 다양한 관점에서 즐길 수 있다. 남자 관객은 야동에 빠진 존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고, 여성 관객이라면 남성들이 야동에 빠져드는 심리를 이해하고 동정을 느낄 수 있다. 재치 넘치는 대사들과 빠른 편집이 주는 쾌감을 즐겨도 그만이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 어맨다 사이프리드가 전설적인 포르노 영화 ‘딥스로트’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러브 레이스’(10월 17일 개봉)와 함께 보면 좋을 작품이다. 18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조지프 고든레빗#돈 존#스칼릿 조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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