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단지 그대론데 숟가락만 늘어”… 현대경제硏 “고용없는 성장에서 성장없는 고용시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일 03시 00분


한국 경제가 2010년 이후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용은 확대되는 ‘성장 없는 고용’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0일 내놓은 ‘고용의 10대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3년 고용탄성치가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인 0.60포인트로 급등했다. 고용탄성치는 경제가 1% 성장했을 때 고용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취업자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나눠 계산한다.

1970년대 초반 0.41포인트였던 고용탄성치는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05∼2009년에는 0.22포인트로 떨어졌다. 경제 규모가 성장한 데 비해 그만큼 일자리는 창출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고용탄성치는 2010년대 들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일자리 질은 그만큼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같은 파이를 더 많은 인원이 나눠 먹은 셈이 돼 일자리 질이 하락하고 양극화나 소비 부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대에는 노동 공급이 부족한 경제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전체 취업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청년층(28.5%)이었다. 1990년대에는 30대(29.7%), 2000년대에는 40대(27.8%), 2010년대 장년층(28.6%)으로 변했다. 김 연구원은 “25∼49세의 핵심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일자리가 부족한 시대’에서 ‘노동력이 부족한 시대’가 되고 있다”며 “비경제활동인구를 노동시장으로 유인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킹맘이 일반화되면서 ‘취업 기혼여성’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기혼 여성의 취업 비중은 2004년 47.3%에서 올해 50.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15∼29세 청년층 ‘워킹던트’ 비중도 2004년 14.4%에서 올해 19.2%로 확대됐다.

50∼64세 장년층 취업도 늘고 있다. 총 취업자 중 장년층 비중은 2000년 18.3%에서 올해 28.6%로 상승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퇴직 이후 자영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중 장년층 비중은 2007년 47.5%에서 올해 57.6%로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07년 758만 명에서 올해 711만 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360만 명에서 409만 명으로 늘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경제#고용#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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