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 동향 문건에는 ‘십상시(十常侍)’라는 표현이 나온다. 십상시는 중국 후한 말 전횡을 일삼은 환관 10명을 일컫는 말이다. 그 표현 자체가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표현과 무관하게 정 씨 동향 문건이 공개된 뒤 ‘십상시’로 거론될 만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누구냐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해 온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3인방’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 밖에 신동철 정무비서관과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등도 오랫동안 박 대통령을 보좌해 온 멤버다.
정 씨 동향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청와대 인사 8명에는 이들 5명 이외에 음종환 홍보수석실 산하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과 김춘식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이창근 제2부속실 행정관 등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세계일보 보도에 ‘십상시’ 멤버로 등장한다.
이번 유출 문건과 비슷한 형태의 청와대 내부 문건에는 십상시로 이들 8명 가운데 조 비서관을 빼고 정부부처 정책보좌관 J 씨와 새누리당 의원실 J, L 씨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십상시는 여러 버전이 있다. 일부에서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P 씨와 청와대 행정관인 C 씨를 넣기도 한다. 이런 버전은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실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몇몇 사람에게 권력을 몰아주기보다 각자에게 별도의 역할을 맡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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