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의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의원이 종북(從北) 논란에 휩싸인 재미동포 신은미 씨(53·사진)의 ‘북한수다여행’ 간담회를 강행키로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홍 의원 측에 따르면 간담회 장소만 당초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 마포구 신촌로 김대중도서관으로 변경하고 행사는 예정대로 4일 진행하기로 했다. 홍 의원은 신 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점을 감안해 한때 토론회 취소를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는 당초 행사 취지를 고려해 장소만 바꾼 채 간담회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당이 종북 논란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 소속 의원들이 신 씨와의 간담회를 주도하는 등 불필요한 종북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앞서 11월 19일 신 씨와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출신인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의 토크 콘서트에는 1989년 방북했던 새정치연합 임수경 의원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 찬양 발언 등이 나오면서 비난여론이 커지자 임 의원은 “우연히 들러 인사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의원 개인 차원에서 마련한 간담회일 뿐이라며 당 전체 의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정애 대변인은 “의원 개인이 준비하는 행사에 당 지도부가 ‘개최하라 말라’ 간섭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며 “홍 의원의 말대로 일단 행사를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 중 한 명인 인재근 비상대책위원이 간담회 준비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도부의 처지도 곤혹스럽게 됐다. 홍 의원과 인 비대위원 이외에 김성주 배재정 은수미 홍종학 의원 등 소속 의원 1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간담회에서 신 씨와 대담을 하는 박창일 신부는 북한의 KAL기 폭파사건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당이 종북 성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왔는데 자칫 그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괜히 이런 일로 종북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홍 의원이 생각을 다시 하든 지도부가 나서든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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