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설욕의 무대였다. 프로농구 동부는 지난달 23일 SK와의 방문경기에서 4쿼터 종료 직전까지 줄곧 앞서다 동점을 허용하더니 연장전에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30일 원주 안방에서 SK와 1주일 만에 리턴 매치를 치른 동부는 단단히 벼르고 나온 듯했다. 전날까지 동부는 3연패에 빠져 있던 반면 SK는 8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독기를 잔뜩 품은 동부가 홈 팬 4141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때 38점 차까지 앞선 끝에 87-61, 26점 차의 대승을 거뒀다.
연패를 끊은 동부는 13승 7패로 3위 자리를 지키며 2위 SK(15승 5패)를 2경기 차로 쫓았다. 동부 완승의 주역은 부상에서 회복한 포워드 윤호영이었다. 발목을 다쳐 지난달 29일 KT와의 경기를 못 뛰었던 윤호영은 30일 27분을 뛰며 100%의 2점슛 성공률로 16점을 넣으며 리바운드도 7개를 잡았다. 동부 앤서니 리처드슨은 25점을 터뜨렸다.
윤호영의 컴백으로 산성(山城)에 비유되는 동부의 수비벽도 다시 높아졌다. 윤호영은 “지난 경기를 못 뛰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공격보다는 팀워크를 살려 수비에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겼다면 모비스와 공동 선두가 될 수 있었던 SK는 동부의 조직적인 수비에 막혀 3쿼터까지 10점 이상을 넣은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잠실에서 오리온스는 삼성을 70-65로 꺾었다. 이틀 전 삼성에 다 이긴 경기를 3점슛 버저비터를 맞고 역전패했던 오리온스는 트로이 길렌워터(18득점·7리바운드), 이승현(3득점·13리바운드), 장재석(10득점·5리바운드)을 앞세워 골밑 제공권을 강화하며 승리했다. 9연패 후 오리온스를 꺾고 기사회생했던 삼성은 다시 패배를 떠안으며 5승 16패로 최하위가 됐다. 4쿼터 막판 65-65로 맞선 오리온스는 길렌워터와 이승현의 골밑 공략이 빛을 발하며 연속 5점을 뽑아냈다.
안양에서 오세근과 양희종이 부상으로 빠진 인삼공사는 KT를 84-82로 누르고 8승 12패로 LG와 공동 7위가 됐다. 인삼공사는 박찬희(14득점)와 강병현(13득점)이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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