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반독재 시위를 강경 진압해 850여 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재판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게 지난달 29일 무죄가 선고됐다. 카이로 형사법원은 이날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 특별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바라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중동지역 민주화 열풍인 ‘아랍의 봄’은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과 아랍의 봄 혁명 이전으로 회귀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선고 직후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20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정권 반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군경이 진압에 나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1981년부터 30년간 이집트를 철권 통치했던 무바라크는 2011년 아랍의 봄 영향을 받은 반독재 시위로 권좌에서 쫓겨난 뒤 구속돼 2012년 6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이 한 달 만에 무바라크를 석방했고 재심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한 재판부는 이번에 무죄를 선고했다. 최종심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번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판결이 민생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무바라크 축출 이후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이슬람 정권은 민생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2011∼2013년 이집트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2% 미만으로 무바라크 집권 때의 6∼7%보다 훨씬 낮다. 과거 10% 미만이던 실업률은 15% 이상이 됐고 물가도 50%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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