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라는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비정상적인, 이상한, 알 수 없는’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병명처럼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증상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할 경우 사회생활이 어렵고, 정신적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우울증이 심화되기도 한다”며 “이제 전 사회적으로 아토피가 난치성 질환이라는 걸 인식하고 맞춤형 치료방법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 받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2008년부터 5년간 평균 103만 명이 병원을 찾았다. 특히 소아 환자가 많았다. 2012년을 기준으로 9세 이하 환자는 47만4332명으로 환자의 48.5%를 차지했다. 이 중 0∼4세 영유아는 32만1076명. 건강보험에 가입된 0∼4세가 229만5219명임을 감안하면 100명 중 14명꼴로 진료를 받은 셈이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과 알레르기, 면역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환자의 70∼80%는 가족력이 있다”며 “아토피 피부염이 부모 중 한 명에게 있으면 자녀의 50%, 부모 모두 있으면 자녀의 79%에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후 2∼3개월경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영유아가 자주 긁는 등 아토피의 조짐이 보일 경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실내습도는 건조하지 않게 40∼50%를 유지해야 한다. 바람이 통할 정도의 헐렁한 의복을 입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피부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목욕은 하루에 한 번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38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 15분 내외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할 경우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약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아토피 피부염 극복에 도움이 되는 물질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예를 들어 비타민D는 피부장벽의 구성물질 중 하나인 카테리시딘을 생산해 아토피 악화를 막아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대체제로 효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 교수는 “최근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된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를 좀 더 확보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 1일 오후 8시 방영되는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에선 아토피 피부염의 실제 치료 사례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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