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히터 매출 일주일새 236% ‘쑥’…추위가 반가운 사람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18시 15분


6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주부 지민경 씨(32)는 1일 '뽁뽁이'로 불리는 단열시트와 문풍지를 샀다. 베란다 창 쪽에 붙이면 외풍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 씨는 "이번 주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급하게 뽁뽁이를 샀다"며 "오늘 날씨를 보고 겨울 추위가 매섭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1일에는 눈보라가 쳤고, 2일 오전에는 서울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갔다. 그 와중에 동장군의 무서운 기세를 실감한 소비자들이 난방용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난방용품의 매출이 급증했고, 날씨가 따뜻해 겨울옷이 안 팔린다던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 유통업계 "추위야 반갑다"

눈보라가 치고 서울의 최저기온 영하 7도까지 내려간 1일, 이마트에서는 전기히터 매출이 지난주 월요일(11월 24일·서울 최저기온 8도) 대비 235.8%나 올랐다. 전기온풍기(175.7%↑)와 뽁뽁이(120.2%↑) 매출도 급증했다. 방한용 장갑도 일주일 사이에 매출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에 이마트 마케팅팀은 직접 수입한 난방가전 8종을 20~3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급히 기획해 2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3M의 단열시트를 2개 사는 고객에게 가격을 20% 깎아주는 행사도 1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지난달에는 날씨가 따뜻해 난방용품 매출이 부진했다"며 "어제(1일) 난방용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몰려 오늘(2일)부터 난방용품 할인행사를 전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마스크, 워머(고리 모양 목도리), 장갑, 아동 방한모, 문풍지 등의 매출이 급증했다. 1일에는 마스크 매출이 지난주 월요일 대비 10배 이상으로 올랐다. 아동 방한모 매출도 전주 대비 5배 가까이로 늘었다.

겨울상품 할인전을 열고 있는 주요 백화점들도 한파를 반기고 있다. 날씨가 추우면 패딩, 모피, 겨울외투 등의 판매가 늘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겨울세일 마지막 3일(5~7일) 동안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 의류를 최대 80%까지 싸게 팔 예정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뭐 하나 매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날씨까지 도와주질 않아 힘들었다"며 "이번 한파가 이달 7일까지 열리는 겨울세일의 '효자'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불황형, 정보기술(IT)형이 인기


올해 겨울에는 소비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돈은 최대한 적게 들이면서 난방효과는 극대화해주는 아이디어 월동상품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실제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뽁뽁이는 주부들 사이에서 필수용품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는 창문에 바르거나(액체형) 뿌리면(스프레이형) 뽁뽁이를 붙인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제품들도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보기술(IT)과 결합한 '스마트웨어' 의류도 화제다. 코오롱스포츠는 2일 2015년 형 '라이프텍 재킷'을 선보였다. 이 재킷은 배터리를 이용해 35~50도의 열을 낼 수 있는 발열체 뿐 아니라 블랙박스도 갖추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 '파슨스', IT기업 아이리버와 함께 리모콘으로 옷 속 발열체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웨어 '아발란치'를 지난달 내놓았다. 김희원 롯데백화점 PB팀 선임상품기획자는 "패션과 IT에 관심이 많은 30대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며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짐에 따라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