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영성적표’ 발표 개막
2014년 순익 9.6% 늘어 2조811억… KB-하나-우리는 2조원 못미칠듯
영업력 강화 내건 2015년 경쟁치열 예고
신한금융그룹이 ‘순이익 2조 클럽’에 다시 입성하며 은행권 실적 시즌의 막이 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4일 신한금융에 이어 5일 우리은행, 6일 기업은행 및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사들이 2014년 실적을 연달아 발표한다.
‘경영 성적표’ 공개에 따라 리딩뱅크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신한과 뒤쫓는 은행들 간의 자존심 싸움도 불이 붙을 조짐이다. 지난해에는 신한금융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경영진 내분사태를 마무리한 KB금융과 수장이 바뀐 우리은행도 전열을 정비하고 있어 올해는 실적 경쟁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4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14년 연간 당기순이익이 2조811억 원이었다고 밝혔다. 2013년(1조8986억 원)에 비해 9.6% 증가한 것이다. 은행 대출 확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말 현재 신한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160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8.8% 늘었다. 기업대출이 8.3%, 가계대출이 9.4%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 등 탄탄한 비은행 부문 실적 등도 2조 원대 실적에 기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이 2조 원대 순이익을 올린 데 비해 KB, 하나, 우리의 2014년 당기순이익은 2조 원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KB금융은 경영진의 내분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과의 통합 이슈에 휘말려 영업에 집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각 금융사가 경영 목표를 영업력 회복으로 삼고 수익성 높이기에 나서 지난해 ‘싱거운 승부’였던 것과는 다르게 실적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민영화 작업을 앞두고 수익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민영화가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작년 12월 30일 취임식에서 “매년 15조 원씩 자산을 늘려 안정적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올 하반기에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장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KB금융은 ‘고객’과 ‘현장’을 중심으로 조직과 경영방침을 재정비하고 영업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취임 이후 각 지점장들과 본부장에게 작은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을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연결 총자산이 325조3000억 원으로 늘어나 신한금융(335조 원)에 이어 금융지주사 총자산 순위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작년 대비 1000억 원 정도 증가한 1조5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법원이 외환-하나은행의 조기 합병을 중단해 달라는 노조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며 실적 개선 작업에 암초를 만났지만 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리딩 뱅크’ 자리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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