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엔 꼭 넘어보자, 코스피 2000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증권사 17곳중 11곳 “2000돌파 시도”
유럽 돈풀기로 소비회복 기대감… 국내기업 4분기 실적도 예상 상회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株 주목… 핀테크 관련株도 관심 둘만

올해 한국 증시에 ‘1월 효과’는 없었다. 지난해 말부터 1월 말까지 코스피는 1.76%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하락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등 글로벌 악재가 번번이 코스피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면 상승, 하락 움직임이 요란했던 1월을 지나 이달에는 주가가 오를 수 있을까.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가 이달에 2,000 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악재들이 어느 정도 지나간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 효과로 유럽계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동아일보가 17개 증권사의 2월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1,850∼2,0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1곳(64.7%)은 코스피가 2,000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1조1400억 유로나 되는 돈을 풀겠다는 양적완화안을 내놓은 뒤 그동안 침체됐던 유로존의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유로존 수출 물량이 많은 중국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고, 중국 경기에 영향을 받아 한국 경기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까지 발표된 4분기 실적은 증권사들의 추정치에 90%가량 근접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고 본다”며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저평가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독일 등 일부 유럽 선진국은 ECB의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잡음이 예상된다”며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강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되면 경기민감주가 가장 먼저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 건설, 화학 등 경기민감주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지난해 실적에 안도하면서 주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계 자금이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조선, 화학 업종 대표주는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현대중공업은 3일 12만1000원으로 마감해 2주 전인 지난달 20일(10만2500원)보다 18.0% 올랐다. LG화학도 같은 기간 13.7% 올라 20만8000원에 마감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양적완화로 최근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2011년 말 ECB가 1차로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내놓았을 때 학습효과를 생각하면 조선, 건설, 에너지화학, 증권 등 경기민감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석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형주에 비해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가 2월 들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다”면서도 “핀테크, 바이오 등 정부 정책과 연계된 주식은 1분기(1∼3월) 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증시#1월 효과#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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