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 이색적 걸침 20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 김지석 9단 ● 박정환 9단
도전자결정전 2국 2보(20∼39)

20의 걸침이 이색적이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걸치면 흑 2로 받아 흑 6까지 백은 집 없이 떠도는 부랑자 신세가 된다. 그 와중에 우변과 상변은 흑의 차지가 될 것이므로 백이 이기기 어려운 바둑. 그래서 실전에서는 20으로 한 칸 위에 걸쳐 변화를 꾀한 것이다.

흑이 21로 지키자 백은 22로 밀고는 30까지 아낌없이 우변을 흑 집으로 만들어준다. 그 이유는 단 하나, 32로 침입하기 위해서다. 흑이 둔 33, 밭 전(田)자는 눈여겨볼 행마. 34 대신 참고 2도처럼 당장 백 1로 밭 전자를 가르고 나오는 것은 성급하다. 흑 2부터 흑 10까지 흑이 두터운 결말.

김지석 9단은 34부터 38까지 3번이나 죽죽 밀어간다. 우상귀 백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밀어가는 그의 배짱이 대단하다.

박정환 9단도 39까지 고분고분 받아준다. 박정환은 ‘백이 이렇게 둬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일 것이다. 이 그림은 프로라면 누구나 우상귀 백이 약해져 흑이 불만 없다고 볼 만하다.

이제 백은 우상귀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 간단히 타개한다면 백이 실리에서 앞설 수 있는 상황이다. 김지석의 타개 수단은 무엇일까. 쉬워 보이지는 않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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