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사드 체계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가 가진 잠재적 군사능력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시 최대 150km 고도까지 날아가 요격할 수 있는 사드를 유용한 방어수단으로 보고 있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요격고도가 30km에 불과해 북 위협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한국군의 중고 패트리엇(PAC-2) 미사일은 탄도탄을 요격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자국의 군사시설 감시와 미사일 요격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드 체계의 X밴드 레이더(AN/TPY-2)는 최대 탐지거리가 2000km로 중국 본토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에 이어 4일 방한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반대를 표명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한중 공동 포럼에서도 류밍(劉鳴) 상하이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상무부소장이 “사드는 광범위한 레이더 시스템이 중국 군사시설을 감시할 수 있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중국은 향후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빚을 경우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정보를 사드 체계가 탐지하거나 요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수록 사드의 한국 배치를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가 북한 미사일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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