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충북 ‘바이오-뷰티 산업 메카’로
정부출연기관도 특허 1565건 공개… 中企-벤처기업 제품개발 지원
“지식재산 중심 창조 생태계 조성”
LG생활건강은 지난달 화장품 원료 특허 7건을 충북 음성군에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엠에이치투바이오케미칼’(엠에이치투)이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들 특허는 주름 개선 및 미백 효과가 입증된 특수 소재 제조용이었지만 용해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화장품으로 개발하지 못했다. 엠에이치투는 임직원이 7명뿐이지만 뛰어난 바이오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LG생활건강에서 제공받은 특허와 자사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화장품 원료 개발을 자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엠에이치투의 제품 개발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시장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LG그룹과 충북도가 힘을 합쳐 4일 개소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규모 특허 개방으로 엠에이치투 같은 중소·벤처기업을 ‘스타 강소기업’으로 키워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향후 3년간 총 1조6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을 ‘뷰티’ ‘바이오’ ‘제로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동력 메카로 키워낸다는 게 목표다.
○ 특허 지원으로 중소·벤처 육성
LG그룹은 LG전자 LG생활건강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8개 계열사가 보유한 특허 2만7396건을 완전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3058건은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16개 정부 출연연구기관들도 특허 1565건을 공개한다. 제조 기술력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특허 부담 때문에 신제품 개발을 주저하던 중소·벤처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충북혁신센터에는 이들 특허를 관리할 ‘IP(지식재산) 서포트존’이 개설된다. IP 서포트존에는 전체 특허가 데이터베이스(DB)화돼 있어 각 중소·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허 제공은 이미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충북 옥천군에 있는 나라엠텍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팩 케이스 기술 특허 7건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을 전력저장장치(ESS) 및 전기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 유닛 반사판과 관련한 특허 10건을 충북 청주시에 있는 광학코팅기업 세일하이텍에 조건 없이 지원했다. 경기 파주시에 있는 아이엠텍과 안산시에 있는 에이엘에스도 각각 LG전자와 LG이노텍으로부터 50건 안팎의 특허를 제공받아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특허 등 IP 중심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특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계획”이라며 “지역 특화산업인 뷰티 바이오 에너지 분야에서 스타 중소기업을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시장 겨냥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
LG그룹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재계에서도 관심사였다. 삼성그룹(대구·경북)과 SK그룹(대전)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를 혁신센터 콘셉트로 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광주)은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을, 효성그룹(전북)은 탄소라는 ‘신소재’를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LG그룹 역시 계열사들의 특기와 충북의 특징을 충분히 살렸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뷰티 산업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다. 충북은 LG생활건강 등 100여 개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전국 화장품 생산량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을 타깃으로 ‘한방 화장품 원료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또 혁신센터 내에 ‘화장품 평가랩’을 설치하고 중소기업이 개발한 화장품 원료의 유효성 및 안정성 검증도 지원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전현직 바이오 전문인력으로 ‘바이오 멘토단’을 구성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충북지역 바이오산업 활성화에도 발 벗고 나선다. 특히 이 분야의 기술역량을 축적한 LG생명과학이 오송단지 내 신약개발센터 등과 연결해 중소·벤처기업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로에너지 분야도 주요 지원 대상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충북 진천군에 ‘제로에너지 하우스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이 단지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고효율 단열재 등을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주택 등 100여 채가 들어선다. LG는 여기에 태양광 모듈, ESS,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고효율 창호 및 단열재, 에너지 관리시스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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