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50대 남성 A 씨가 3일 오후 11시 30분(한국 시간) 안전하게 풀려났다고 외교부가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19일 민다나오 섬 서부 라나오델수르 지역에서 차를 타고 가던 중 총기로 무장한 현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A 씨는 당시 금광 개발 사업차 현지를 방문 중이었다. 납치범들은 A 씨의 부인에게 연락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했다. A 씨의 안위를 걱정한 가족은 몸값의 일부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경찰은 납치 전담팀을 꾸려 석방 교섭을 벌였고 주필리핀 한국대사관도 경찰 영사를 현지에 파견해 협력했다. 필리핀 경찰 내 한국인 관련 수사 전담반인 ‘코리안 데스크’도 수사에 참여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 등 민다나오에서 강력 범죄가 빈발하자 지난달 25일 한국인의 즉시 대피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경찰청도 4일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급증하는 것에 대응해 필리핀에 경감급 경찰관 1명을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견 결정으로 필리핀에는 6명의 한국 경찰관이 근무한다. 추가되는 경찰관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앙헬레스에서 ‘코리안 데스크’로 활동할 예정이다. 우범 도시로 악명이 높은 앙헬레스는 한국 동포가 약 1만2000명이 살고 있고 관광객도 매년 10만여 명이 방문한다.
최근 4년간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35명에 이른다. 필리핀 내 외국인 범죄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
경찰청은 필리핀의 치안 인프라 부족을 강력범죄의 한 원인으로 보고 내년부터 6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과학수사 범죄예방 사이버범죄 등 5개 분야에서 교육과 자문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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