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교총회장 “7월시행 인성교육법, 학교를 근본으로 돌리자는 절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안양옥 교총회장 인터뷰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학사모일체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학사모일체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공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은 학원화되는 학교를 근본으로 돌리자는 절규입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안양옥 회장은 올 7월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안 회장은 2013년부터 이 법의 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입시에 밀려 중요성이 상실돼 가는 인성교육이야말로 학교와 교사가 지향해야 하는 본질적인 목표라는 이유에서다. 안 회장은 “세상이 바뀌어서 오직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학교의 존재 이유는 인성교육”이라며 “그리고 그 가치는 교사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교총은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인성교육에 힘쓰자는 취지로 ‘학사모일체(學師母一體)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까닭에 안 회장은 교육부가 대입에서 인성평가를 확대 반영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일단 찬성했다. 하지만 “절대로 일회성 테스트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최근 교육계의 현안에 대해서도 가감 없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어린이집 교사 폭행 사건으로 불거진 어린이집-유치원 통합 논란에 대해서는 “보육을 이제는 교육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대가족, 다자녀 시대에는 가정에서 영유아의 사회화 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지만 핵가족, 한 자녀 시대에는 가정의 교육 기능이 사라졌다는 것. 그는 “교육의 대상을 3∼5세 유아뿐만 아니라 0∼2세 영아까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어린 학생일수록 교육의 평등성이 중요하다. 고교 의무교육보다 유아 의무교육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혁신학교의 성과에 대해 안 회장은 “혁신학교는 진보 진영의 특목고”라며 “혁신학교에 예산을 몰아주고 열정 있는 교사들도 몰려 있는데 성공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 의무교육인 초·중학교 단계에서는 학교 예산을 평등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목고 자사고도 더 많은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되고 정정당당히 경쟁해야 한다. 특목고가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대학 전공에 진학할 때는 제한이 필요하다”면서 “일반고를 살리려면 일반고에 더 많은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추진 중인 ‘9시 등교제’에 대해서는 “학생들이야 늦게 등교하면 좋겠지만 불편을 참고 좋은 습관을 가르치는 것도 학교의 역할”이라며 “통학 거리가 너무 먼 일부 학교는 배려할 수 있지만 9시 등교제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한지 토론 과정도 없이 전체 학교로 확대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직선제 교육감들이 임기 내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서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이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가 됐다”면서 “교육 정책만큼은 조급증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인성교육진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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