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는 우리말로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는 한적했지만 이제는 떠서 점점 핫 플레이스가 많아지고 있는 한남동에 위치한 한식당 이름이기도 하다. 단비에 가면 포항이 고향인 주인의 고집스런 생선 선택으로 그물이 아닌 낚시로만 잡아올린 자연산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흔히 봄에만 먹는다고 알려진 도다리회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다. 도톰한 도다리회를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자연산 회의 위력을 실감한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생선회를 먹을 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단비에 가보시길. 참가자미 세꼬시는 함께 나오는 묵은지와 깻잎장아찌에 싸서 삼척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듬뿍 올려 먹는다. 꼬들꼬들거리는 참가자미 살점과 깊은 된장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메뉴 하나하나를 소개하자면 길어진다. 단비의 가장 큰 특징은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다. 포항에서 올라오는 자연산으로 만든 생선회는 신선하다. 살이 꽉 찬 신안산 게로 만든 슴슴한 간장게장은 예쁘게 플레이팅되어 입맛을 자극한다. 육전, 새우전, 굴전, 갑오징어전이 가득한 모둠전도 별미다. 꾸덕하게 말린 참가자미구이는 혀에 착착 감긴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의 꽃게탕과 세지 않은 간으로 쪄내는 나막스찜을 먹다 보면 술 한잔 생각이 절로 난다. 회, 게장, 생선구이에 탕까지 골고루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시킬 수 있고, 한 가지 한 가지 정성이 가득 담긴 맛이라 누군가에게 대접할 일이 있을 때 데려가는 식당이다. 음식은 전라도가 맛있고 경상도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경상도 음식에 이런 담백하면서 깔끔한 매력이 있을 줄이야. 2014년 12월에 문을 연 이후, 빠른 입소문을 타고 제대로 된 한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식당 내부와 고급스런 도자기 그릇을 사용해 외국인 친구를 데려갔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신선한 제철 나물이 기본 찬으로 나오는데, 양념을 많이 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살려 조리한다. 원재료를 살리다 보면 맛을 놓치는 경우도 많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모든 메뉴는 포장 가능하며, 쉬는 시간이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할 것.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스 메뉴도 있다. ADD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20길 21-12 TEL 02-797-8375
김지영 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홍보 대행사 함샤우트에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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